Life

정신과 진료 일지(2)_약 증량과 감량

kate 😉 2026. 1. 24. 21:10

요즘 아기 강아지들이 너무 귀엽다

 

11월 초진 이후로 꾸준히 병원을 다니고 있다. 그간 몇가지가 바뀌었다.

 

1. 담당의사 변경

 기존 의사 선생님께서 평일 게다가 월수금 진료만 하셔서, 아무래도 직장인인 나는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 새로운 의사분께 진료를 받게 되었다. 무언가 다수의 업무로 굉장히 지쳐보이는 첫인상이였는데, 상담도 인상만큼이나 무미건조하게 진행됐다. 나도 한 T 하는데, 슈퍼대문자 T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느낌... 하지만 그만큼 내 진료 기록이나 검사 결과를 꼼꼼히 분석하고 말씀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그 부분은 좋았다. 기존 선생님과 진료보는 방향도 조금 달랐다. 이전 선생님은 CAT 검사 결과를 보시고 충동성이 그리 심하진 않다고 하셨는데, 이 선생님은 내가 테스트에서 평균보다 많이 틀렸다며 충동성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전에 검사 결과지 보고 이정도면 심한 편 아닌가? 싶었는데 의문이 든 부분을 짚어 주셨다. 여러 선생님들께 진료 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새로운 선생님께는 세 번정도 진료를 본 것 같다. 볼 때마다 내 상태를 잘 파악하시고 필요한 처방을 내려주시는 것 같다. 딱 그것만... 상담사도 아니신데 뭘 바라겠어.

 

2. 각성제 복용, 용량 증량

 아토목신에 대한 효과를 거의 못 느껴서 메디키넷과 잠깐 병용하다 메디키넷만 먹게 됐다. 5mg 먹다가 효과를 잘 모르겠어서 10mg로 늘린 상태다. 각성제를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살짝 표했는데, 대문자 T 선생님께서 지금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이 있고 변화를 원한다면, 약을 바꿔보는 시도를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너무 납득가는 말인데, 네, 그냥 네 맞죠... 하고 받아왔다. 전과는 다르게 각성제는 먹을 때마다 아주 살짝의 두통과 깨는 느낌? 이 든다. 커피 말고 녹차나 홍차를 먹었을 정도의.

 각성제로 바꾼 뒤가 조금 낫긴 한데, 아직도 충동성 조절이나 집중력 개선에 도움이 될 만한 효과는 못 느꼈다. 현재도 저용량으로 복용중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증량은 또 못하겠다. 자꾸 내가 약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라 그저 내 기능을 높이고 싶은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3. 항우울제 용량 증량

 의사 선생님이 우울한 건 어떻냐길래, 계속 우울한 것 같다 했다. 요즘 딱히 재밌는 것도 없고, 기본적으로 다운된 상태 같았다. 종종 슬퍼 울기도 하고. 약 용량을 늘려 보자고 했다. 유니작정 10mg에서 20mg로 늘렸다. mg이라는 작은 단위지만 무려 두 배가 늘었다 생각하니 기분이 좀 묘했다. 계속 내가 그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그 정도였고요... 저번 진료때 우울한 게 많이 잡혔다고 아주 신나게 말하고 나왔다. 선생님 맞게 보셨군요.

 

4. 항불안제 복용 중단

 밤에 잠은 잘 잔다고 하니 선생님이 항불안제 빼보자고 하셨다. 불안하지 않아서 잠이 오는 게 아니라 그냥 힘 없고 잠이 부족해서 그런 건데, 정말 불안한 사람은 아무리 피곤해도 불면을 겪을 테니... 그리고 자나팜정이 의존성이 있단다. 확실히 끊고 난 뒤 몸이 긴장되거나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조금 있다. 그래도 원래 내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중에 있다. 직장에서 적응하느라 애쓸 때 도움은 많이 받았으니, 이제는 그만 먹어봐도 될 것 같다.

 

5. 고기능 ADHD?

 내 과거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다. 일정 난이도까지는 지능으로 커버했는데, 어려운 일들이 주어지니 실수가 하나둘씩 나오는 것일 수 있다고. 다 그런 줄 알았는데 이게 병일 수도 있다니... 뭐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병이 맞는 것도 같다.

 

6. 결국 중요한 건

 정신과 약을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약이 현 상태의 온전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먹어 보니 그게 맞다. 확실히 도움은 되지만, 드라마틱한 효과는 내지 못한다. 복약으로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정도의 도움을 받으면서, 현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게 중요한 듯하다.

 갈수록 나아지고 있는 걸 느낀다. 약 없이도 온전히 설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