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독서모임 책. 읽을 때마다 눈물났던😢 책은 얘가 처음일 거다.
나이에 따라 감상이 달라진다기에 어릴 때 동화로 접한 이후로 읽어 봐야지 봐야지 하다 드디어 읽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여기서 나온 글귀들을 일상생활에서 왕왕 접해본 것 같다.
분량도 짧고 내용도 알려진 것들이 많아 책을 읽었을 때 특별한 감흥이 들까 싶었는데, 특별한 감흥 많이 들었다.
ㅋㅋㅋㅋㅋㅠㅠ 고전은 고전이다.
주인공 '나'는 파일럿으로, 비행 사고를 당하게 되고 사하라 사막으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어린 왕자를 우연히 만난다. 둘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대부분은 '나'가 어린 왕자에 대해 알아낸 내용들이다. 어떤 곳에서 왔는지, 무얼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어떻게 느꼈는지 등등.
친해지기 전 초반의 둘의 스탠스가 귀엽다. ‘나’는 비행기를 고치느라 바쁜데, 어린 왕자는 그런 걸 아랑곳하지 않고 옆에서 꽃의 가시가 무슨 소용이 있냐는 식의 철학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가끔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화해하고 서로에게 정을 붙여간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 인간관계도 자연스레 떠오르게 된다.
'나'가 짜증을 냈던 것이 이해가 가는 게, 어린 왕자가 하는 말들은 책에서 나오는 '어른들'의 귀로 들으면 너무 가볍게 여겨지기 쉽다. 숫자를 세고, 다스리고, 허영부리고, 일하느라 바쁘니까. 책은 그런 어른들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또 어린 왕자와 장미의 관계를 통해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에 있던 유일한 장미를 사랑했지만, 장미는 자존심 강하고 이기적인 태도로 어린 왕자를 혼란스럽게 했다. 결국 어린 왕자는 장미와의 관계에 지치고, 장미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여행을 떠났던 것이다. 이미 다른 곳에 와 놓고 장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후회하는 모습이 참 슬펐다. 아래는 꽃에 대한 이야기들.
"꽃의 가시가 무슨 소용이 있는 거야?"
"가시는 아무 소용도 없어. 그냥 꽃이 심술을 부리는 거지!"
"아! 아저씨 말을 못 믿겠어! 꽃은 약하잖아. 순진하고. 꽃도 가능한 한 안심하고 싶은 거야. 가시가 있으면 꽃도 힘들다고."
"나는 장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 장미의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했어야 했는데. 장미는 내게 향기를 선물하고 내 삶을 눈부시게 밝혀주었는데. 그렇게 도망쳐 오는 게 아니었어! 딱한 거짓말 뒤에 숨겨진 장미의 마음을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꽃들은 모순투성이야! 난 너무 어려서 장미를 사랑할 줄 몰랐던 거야.
"그래도 너는 잊지 마. 네가 길들인 대상에 대해 넌 영원히 책임져야 한다는 걸. 넌 네 장미를 책임져야 해..."
"나는 내 장미를 책임져야 해."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어린왕자는 되뇌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지 마. 더 힘들어. 떠나기로 결심했잖아. 이제 가 봐."
장미는 어린 왕자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길 원하지 않았다. 그 정도로 자존심이 센 장미였다.
결국 어린 왕자는 장미를 책임지기 위해 행성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며 독사에게 물려 죽는 것을 택한다. 책에서는 이 장면이 단순히 생명을 잃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별로 돌아가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된다. 처음 행성을 떠날 때는 철새를 이용했다면서, 왜 죽음으로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지. 답답하고 먹먹한 마무리가 여운을 남긴다.
어린 왕자는 떠났지만 그의 여정과 이야기는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듯하다. 어린 왕자를 통해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순수한 시선, 사랑과 책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 작품과 어울리는 노래가 생각 나 첨부한다 🙃 https://youtu.be/5fGZBQi6pFA?si=MVVN06FGHIylzO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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